마음으로 짓는 집

마음으로 짓는 집#2

Believe777 2021. 8. 14. 13:24
반응형

아주 오랜만에 방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. 구석구석 쓸고 닦으니, 이마에서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한다. 그리 넓지도 않은 방 하나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것 같다. 대궐 같은 집에 살아도 사람들은 관리만 잘하던데, 결국 내 게으름을 탓할 수밖에 없다.

 

구석구석 깊은곳에는 평소에 내가 신경 쓰기 어렵고, 치우기 꺼려하고, 곰팡이로 얼룩진 부분들이 있다.

이런 것들과 내가 함께 지내고 있다니, 더 넓은 집 그리고 더 좋은 집으로 가면 이렇게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.

이렇게 또 내가 하기 싫은, 꺼리는 순간들을 외면한다. 

그곳에 자꾸만 먼지가 쌓이고, 퀘퀘한 냄새마저 돈다. 

 

왜 과거에 대한 집착과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.

돌이키고 싶지 않던 후회된 순간들을 왜 집착하며 놓지 않을까.

어차피 지워지지도 않을 건데, 사라지지도 않을 나의 한 부분일 텐데.

 

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 더 많이 있다. 

치우기 싫은, 꺼려지는 내 방의 가장 구석진 곳을 들어내고 치우고, 쓸고, 닦기 시작했다.

얼룩져 있는 것보다는 꺼내서 치우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.

누구 앞에서든지, 어디서든지, 당당하려면.

 

내 마음도 치워진 방 처럼 간결해지는 것을 느낀다.

'마음으로 짓는 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마음으로 짓는 집#3  (2) 2021.09.06
마음으로 짓는 집 #1  (0) 2021.07.27